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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경영평가성과급의 임금성

  1. 대법원 2018-12-13 선고, 2018다231536 판결
  2. 저자 심재진

【판결요지】

한편 2012년부터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의 최저지급률과 최저지급액이 정해져 있지 않아 소속 기관의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따라서는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처럼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성과급이 전체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 그 지급 실태와 평균임금 제도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임금으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은 한국공항공사에서 일하다 퇴직한 근로자들의 퇴직금에 대한 것이다. 근로자들은 경영평가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하는데도 한국공항공사가 이를 제외하고 평균임금을 계산하여 퇴직금을 적게 지급했다고 주장하였다. 한국공항공사는 직원연봉규정에서는 경영평가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하고 있지는 않으나 정부가 2012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에서 경영평가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하기로 정하자 이에 따라 평균임금에서 경영평가성과급을 제외하고 퇴직금을 계산하여 지급해 왔다.

공기업 등의 공공기관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를 받는다(법 제48조). 이 경영평가의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할 수 있고, 성과급지급률의 결정도 그 후속조치에 포함되어 있다(법 시행령 제27조 제4항). 기획재정부는 매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으로 공공기관이 경영평가성과급을 각 기관의 예산으로 편성하도록 하고, 또한 매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집행지침을 통해 위 후속조치에 따른 성과급의 지급기준 등을 제시한다. 이 지침들에서 정한 지급기준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공기업 등의 공공기관은 기관의 규정 등을 통해 지급의 기준과 방법 그리고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의 후속조치로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할 때, 2011년까지는 경영평가 결과가 D등급 이하인 공공기관에 대해서 상위등급의 공공기관보다 성과급지급률을 낮게 정하여 지급하도록 하였으나 2012년에는 원칙적으로 D등급 이하의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다시 2014년부터는 예외 없이 D등급 이하의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하고 있다. 한편 2012년 15개(13.8%), 2013년 19개(17.1%), 2014년 30개(25.6%), 2015년 15개(12.9%), 2016년 13개(11.2%), 2017년 17개(14.3%), 2018년 7개(5.7%)의 공공기관이 D등급 이하의 평가등급을 받았다(괄호 안은 전체 공공기관수 대비 비율).

서두에서 인용한 대법원의 판례법리와 공기업 경영평가성과급에 대한 앞의 내용을 함께 보았을 때 가장 중요하게 제기되는 의문은 이 사건에서의 대법원 판례법리는 이전의 판례법리가 변경된 것인가 하는 점일 것이다. 위 판례법리도 이전의 판례법리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적어도 대법원은 이전 판례법리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는 듯하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전 판례법리 중 인용하고 있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서두의 판례법리 첫 문장에 이어서 제시되었던 ‘지급사유의 발생이 불확정이고 일시적으로 지급되는 것은 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용되지 않은 이 부분까지를 포함하여 법리를 설시한 후 대법원은 제조업체의 목표달성 성과급에 대하여 매년 노사 간 합의로 그 구체적 지급조건이 정해지고 그 해의 생산실적에 따라 지급여부나 지급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회사에 지급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유사한 이유로 실제로는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예외 없이 지급을 하였어도 경영성과급 등의 임금성을 부정하였었다.

사실관계로 보면 이 사건과 위 제조업체 사건에서 공통적인 것은 매년 지급액이 달라지고, 지급사유의 발생이 확정적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매년 지급액이 달라지는 것은 양자 모두 성과가 매년 달라지고 지급기준과 방식을 다르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급사유의 발생이 확정적이지 않은 것은 정확히 말하면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에서는 2012년부터이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때부터 하위등급의 공공기관에는 경영평가성과급 자체가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 한국공항공사가 경영평가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은 하위등급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실제로도 그러한 것으로 보인다.), 지급사유의 발생이 불확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여기에서의 확정과 불확정은 사실에 대한 판단이라기보다 그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기 때문이다.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하는 D등급 이하를 받을 가능성은 어느 공공기관이나 갖고 있으며 실제로도 2012년 이후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말할 수 없는 정도의 공공기관들이 D등급 이하의 평가결과를 받았다. 위 제조업체 사건에서도 예외 없이 지급하였어도 불확정적이라고 보았다.

이상으로 보면 대법원은 지급사유 발생의 불확정성(정확히는 목표나 등급을 충족하지 못하면 받지 못하게 되는 점)에 대해서는 임금성 판단에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점에서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판례법리를 통해 지급사유 발생의 불확정성을 그 자체로 임금성 판단에서 더 이상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판례법리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미 개인의 성과를 평가하여 성과가 없거나 낮을 경우 지급되지 않을 수 있는 성과급 형태의 급여에 대하여 지급사유의 발생이 불확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임금성을 인정한 바 있다. 이렇게 보면 집단적으로 지급되는 목표달성 혹은 평가등급 충족 성과급에 대해서도 지급사유 발생의 불확정성을 더 이상 고려할 필요 없는 것으로 대법원이 확장 적용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급사유 발생의 불확정이 더 이상 임금성 여부 판단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 제조업체 사건이 이 사건 대법원 판례법리에 의해 현재 시점에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 그것은 제조업체 사건과 이 사건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우선 이 사건과 위 제조업체 사건의 다른 점은 성과급지급에 대한 것이 전자에서는 회사규정 등에 명시되어 있으나 후자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후자에서는 매년 임금협약 혹은 노사합의로 정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에 대한 것과 공공기관에 대한 것을 구별하여 보는 것이 형식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판례법리상의 요건으로 제시된 지급의무성에서의 차이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 사건에서 한국공항공사의 직원연봉규정 등에서 정한 것은 지급하게 될 경우의 지급기준, 지급방법 및 지급시기일 뿐이다. 지급의무성 판단에서 핵심적인 내용인 지급할지 여부와 지급액은 직원연봉규정에서 정할 수가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매년 경영평가에 따른 후속조치로 지급여부가 달라질 수 있고, 지급률 또한 매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원심에서 연봉규정에서 지급기준, 지급방법 및 지급시기가 규정된 것이 지급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판단은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의 예산집행지침에서는 경영평가에 따른 후속조치로 지급되는 경영평가성과급이 개인별 혹은 부서별로 차등지급되도록 지침으로 정하고 있다. 이 지침에 따라 각 공공기관은 차등지급이 이루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과 방식을 회사규정에서 정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제조업회사에서는 차등지급 없이 동일한 비율로 지급되기 때문에 이를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없고 생산목표 달성여부를 확인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지급시기는 연말이나 그 다음 해 연초가 될 수밖에 없어 그것을 명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임금협약이나 노사합의가 법적으로는 단체협약인 점을 감안하면,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거나 특정한 평가등급을 얻을 경우 지급의무가 발생한다는 점을 규정하였다는 점에서 이 사건의 규정과 제조업체의 임금협약 혹은 노사합의 모두 조건부로 지급의무를 설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 향후 제조업체와 유사한 사건에서 대법원이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회사규정에서 지급기준과 지급방법 그리고 지급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과 다르게 보는 것은 그 논리가 대단히 취약할 것이다.

이 사건과 제조업체 사건의 차이로 전자는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나 후자는 그렇지 않은 점을 들고 이러한 차이로 이 사건의 대법원 판례법리에 의하더라도 위 제조업체 사건이 달리 판단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급여부가 불확정적인 것과 ‘계속적․정기적’은 양립하기가 쉽지 않다. 지급여부가 불확정적이지만 사실상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경우는 계속하여 경영평가에서 C 이상의 등급을 받는 경우뿐이다. 지급여부 자체는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우에 임금성을 인정하게 되면, 동일하게 경영평가를 받는 공공기관들 사이에서 경영평가성과급의 임금성 여부가 각각 다르게 된다. 경영평가를 통해 D등급 이하의 등급을 한번이라도 받은 기관에서는 계속성이 인정되지 않아 임금성이 부정되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기관에서는 임금성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동일한 취지, 동일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 지급되는 경영평가성과급의 임금성이 공공기관별로 다르게 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계속적․정기적 지급을 문제가 되는 시점에서 실태에 근거하여 판단하게 되면 동일기관 내의 근로자라고 할지라도 문제가 되는 시점에 따라 임금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타당하지 못하다.

경영평가성과급의 임금성 판단에서 지급의무성과 계속성․정기성이 그 지표로서 위와 같이 타당하지 않게 되는 것은 경영평가성과급 판단에 있어서 적용되어야 할 지표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근로의 대가 이외에 추가로 이와 같은 두 가지의 지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은 과거 대법원이 은혜적 혹은 복리후생적 명칭의 급부(혹은 금품)가 임금인지를 판단할 때 계속성․정기성을 갖추고 단체협약 등에서의 지급의무성이 있으면,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간주하는 취지를 담았기 때문이다. 임금성 판단에서 본질적이고 중핵적이며 궁극적인 판단기준은 ‘근로의 대가’성이며, 두 가지의 지표는 ‘근로의 대가’성과 병렬적으로 대등한 지표가 될 수 없으며, 은혜적 혹은 복리후생적 명칭의 급여(혹은 금품)가 지표를 만족시킬 경우 근로의 대가성을 부정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금으로 보기 위한 하위의 세부표지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연장․휴일근로 수당은 계속적․정기적이지 않더라도(성질상 계속적․정기적일 수가 없다), 회사규정이나 단체협약에 지급의무로서 명시되지 않더라도 누구도 이 수당이 근로의 대가인 임금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연장․휴일근로 수당이 아니더라도 특정의 급여(혹은 금품)가 근로의 대가임이 분명하거나 근로의 질과 양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지급하는 것임이 명백하다면, 추가로 위 두 가지 지표의 충족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전혀 없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대법원에서 인정된 대로 근로자 개인의 능력이나 실적을 평가하여 지급하는 개인 성과급의 임금성은 부정될 수 없다. 사용자는 근로의 질을 향상시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연공서열형 임금형태에서 성과급적 임금형태로 전환하거나 임금체계의 일부분으로 도입해 왔다. 사용자가 근로자 집단 전체에 대해서도 회사의 목표나 성과 달성 그리고 이를 위한 근로동기와 의욕을 고취하고 장려하기 위하여 집단적인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라면 이 성과급은 협업의 질까지를 포함하여 회사가 요구하는 근로의 질을 높인 것에 대한 대가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미 대법원이 인정한 바와 같이 지급사유 발생의 불확실성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지급의무성(판례법리에서 제시된 의미로서)과 계속성․정기성은 경영평가성과급의 임금성 판단에서 그 미충족 자체만으로 임금성 부정으로 나아갈 정도의 위상과 의미를 갖지 않는다. 결국 위와 같은 취지로의 임금성 판단 법리 자체의 정정 및 보완이 필요하다.

관련하여 첨언하면 대법원은 지급사유의 발생이 불확정인 경우에는 “①성과급이 전체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 ②그 지급 실태와 ③평균임금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여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임금으로 보아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이는 근로의 대가성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이 글의 취지와 어긋난다. 더구나 ①, ②, ③ 각각은 원심에서도 구체적으로 검토된 것이 아니어서 이것들이 고려하는 방식이나 방향 자체를 전혀 가늠할 수도 없다. 그리고 공기업경영평가에 대해 서술한 법리(서두의 인용법리의 첫 번째 단락 두 번째 문장)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 관련된 법리에 대한 이해를 더욱 혼란스럽게 하는 설시이다.

 

심재진(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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