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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의 실업급여 적용 배제에 대한 위헌성 여부

  1. 헌법재판소 2018-06-28 선고, 2017헌마238
  2. 저자 양승엽
【결정요지】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를 일정한 연령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특별히 불합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우리 사회보장체계는 65세 이후에는 소득상실이라는 사회적 위험이 보편적으로 발생한다고 보고, 고용에 대한 지원이나 보장보다 노령연금이나 기초연금과 같은 사회보장급여 체계를 통하여 노후생활이 안정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실업급여의 지급목적, 경제활동인구의 연령별 비율, 보험재정상태 등을 모두 고려하여 ‘65세 이후 고용된 자’의 경우 고용보험법상 고용안정ㆍ직업능력개발사업의 지원대상에는 포함되지만, 실업급여를 적용하지 않도록 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따라서 그러한 적용제외 조항이 65세 이후 고용된 후 이직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청구인 A는 만 68세이던 2010. 6. 17. 「B금속」에 입사하여 근무하다 2017. 2. 28. 퇴사하였다. 퇴사 후 근로복지공단에 실업급여를 신청하였으나, 동 공단은 「고용보험법」 제10조 제1호를 근거로 거부 처분을 하였고, 청구인 A는 헌법소원을 제기하여 「고용보험법」 제10조 제1호가 65세 이전에 고용된 자와 65세 이후에 고용된 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재산권과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였다.
헌법재판소는 먼저, 청구인이 주장하는 재산권과 근로의 권리 침해 역시 ‘65세 이후 고용된 자’에게 실업급여를 적용하는 않음의 부당성을 다투는 것이기 때문에 평등권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헌법재판소는 평등권 침해 여부에 대해 우리 헌법 제11조상의 평등권은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 합리적 근거가 없는 차별을 배제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은 평등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헌재 2010. 10. 28. 2009헌마272 참조)”는 것을 전제로 심판 대상 조항에 의한 차별의 합리성 여부를 판단한다. 그리고 우리 「고용보험법」의 실업급여제도의 의의에 대해, 실업이라는 위험에 노출된 근로자에게 일시적인 소득보상과 재취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수급권자는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근로의 의사와 능력을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로서, 보험의 내용을 법률로 강제하고 확정하는 공적 보험의 성격을 볼 때, 일정한 연령을 기준으로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특별히 불리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연령을 기초로 한 사회보장 급여체계를 형성하였고, 특히 65세 이상인 경우 「노인복지법」의 주된 적용 대상이 되고, 「국민연금법」 상의 노령연금과 「기초연금법」 상의 기초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이에 우리 헌법재판소는 65세 이후의 소득상실은 고용에 대한 지원보다는 노령연금과 기초연금이라는 사회보장급여 체계를 통해 보충하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65세’라는 연령에 기초한 심판 대상 조항이 지나치게 자의적인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한다.
그리고 「고용보험법」은 제정 당시 “60세 이후 새로이 고용된 자”를 적용 제외 대상으로 하였으나, 이후 순차적으로 개정하여 적용 제외 대상을 축소하여 현재의 “65세 이후 고용된 자”로 규정한 것 등을 보면, 실업급여의 지급목적ㆍ경제활동인구의 연령별 비율ㆍ보험재정 상태 등을 고려한 것으로 단계적인 개선은 필요하나 이를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고 결정하였다.
헌법재판소는 본 사건에 대한 심사 기준으로 ‘자의금지원칙’이라는 완화된 잣대를 적용하였다. 통상 헌법 제11조 상의 평등권에 대한 위헌 여부를 다툴 때는 ‘과잉금지원칙’ 또는 ‘비례성 심사’라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지만, 주로 사회보장급여의 차등 지급에 대해서는 완화된 심사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헌법재판소는 평등권 침해 위반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 “엄격한 심사척도에 의할 것인지, 완화된 심사척도에 의할 것인지는 입법자에게 허용되는 입법형성권의 정도 및 범위에 따라 달라”지는 것(헌재 2008. 10. 30. 2006헌바35 참조)으로, “특별히 헌법에서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와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에는 엄격한 심사척도를 적용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완화된 심사척도를 적용하여야 한다”고 한다(헌재 2007. 3. 29. 2005헌마1144 참조). 사회보장급여에 대한 내용 형성은 급부적 측면으로 입법자의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가 필요한다는 점에서 헌법재판소가 본 사안에서 완화된 심사 기준을 적용한 것은 수긍이 가며, 실업급여와 근로의 권리 간에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인정되지 않는 점, 그리고 역시 실업급여의 기대권적 성격과 불완전한 재산권적 측면을 고려하며 청구인의 근로의 권리와 재산권 침해에 대한 판단을 별도로 하지 않는 것 역시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심판 대상 조항은 고령자의 실업급여 수급에 대한 전면적인 제한이라는 점에서 헌법재판소가 동 조항에 차별의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한 결정에는 이견을 제시한다.
고용보험의 실업급여가 탄생한 이유를 살펴보면, 자본주의 경제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경기 순환 상의 실업은 더 이상의 개인의 책임이 아니므로 이를 ‘사회적 위험’으로 인식하여 사회 공동체가 연대의 원리로 이를 함께 대응하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고용보험은 근로자라면 원칙적으로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사회보험의 성격을 갖게 되며 급여의 성격과 운영원리도 일반 사(私)보험과는 달리 한다. 따라서 실업급여는 보험료를 납부한 근로자라면 누구나 받아야 하는 보편적 권리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연령을 기준으로 보편적 권리를 전면 제한한다면 그만한 타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차별의 합리성을 인정한 주요한 근거인 노령연금과 기초연금의 급여 보충은 우리 사회보장법 체계가 규정한 별도의 위험원이다. 즉, 양자는 ‘노령(고령)’이라는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수급권에 대한 규범적 판단에서 별개의 영역으로 다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실업이라는 사회적 위험은 고령과는 관계 없는 것으로 이는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회보험제도에 편입되는 것으로, 만일 급여의 과잉 지급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 실업급여 또는 노령연금과 기초연금을 감액하는 되는 것이지 권리의 전면적인 제한을 규정할 수는 없다. 규범이 아닌 현실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용돈연금이라는 탄식을 낳는 노령연금과 기초연금이 얼마나 노인 빈곤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가도 의문이다. 현재의 정책 방향 또한 사회보장급여만으로는 노인 빈곤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고령자의 고용을 촉진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바, 오히려 고령자의 실업급여를 보장함으로써 구직의 의사를 지속하여야 한다. -절대 빈곤에 빠지면 오히려 구직의사를 상실한다.-
우리 헌법 제37조 제2항은 기본권을 제한함에 있어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실업급여 수급 여부 자체는 권리의 핵심 영역으로 재정 상황을 이유로 막아 버리는 것은 사회보장제도 형성에 있어 입법자의 광범위한 형성권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헌법이 규정한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 것으로 생각된다.

 

양승엽(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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