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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관리방식의 위탁관리 변경과 관리소장 해고

  1. 인천지방법원 2019-01-31 선고, 2018가합53534 판결
  2. 저자 김린

【판결요지】
공동주택 입주자들이 공동주택을 자치관리 방식으로 관리하다가 주택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주택관리업자에게 위탁관리하기로 하여 관리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사업의 폐지라고 볼 수 없고, 그로 인한 관리직원의 해고는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해고로서 정리해고에 해당한다.

 

 

원고 A는 2016.11.16. 피고 B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와 계약기간을 2016.11.16.부터 2017.11.15.까지로 하되 계약만료 1개월 전까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자동연장하기로 정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B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17.5.경 공동주택의 관리방식을 ‘자치관리’에서 전문관리업자에게 위탁하는 ‘위탁관리’로 변경하기로 결의하고, 2017.6.7. 위탁관리업자를 선정해 공동주택관리업무 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2017.6.16. 관리방식을 위탁관리로 변경하였다. 이 과정에서 피고는 자신들이 더 이상 공동주택을 관리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원고에게 2017.6.16.부로 위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냈고, 원고는 이에 서명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위 근로계약 해지 통지는 해고로서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하면서 동시에 복직시까지의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였다.
생각건대, 관리방식 변경은 입주민들의 의사결정을 존중할 사안이나 입주민들은 그 변경시점을 결정함에 있어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로 정해 추진할 필연적 이유는 사안에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피고로서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원고의 잔여 근로계약기간을 고려하여 변경일정을 추진하여 원고에게 구직에 필요한 시간을 부여하거나, 원고의 고용을 승계할 것을 위수탁관리계약 체결의 조건으로 제시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하는 것도 가능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재판부의 판단은 ‘긴박한 경영상 해고의 필요성’의 강도가 비교적 낮은 수준이라면 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고회피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 점에서 대상판결은 경영상 해고의 최후수단적 성격을 잘 파악하고 적용한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다만, 원고는 해고무효확인을 구하면서 동시에 임금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해고의 정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의 실익이 있다. 피고는 이 사건 해고는 사업의 폐지, 즉 폐업에 의한 해고이므로 정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대법원 2011.3.24. 선고 2010다92148 판결을 인용하며, 입주자대표회의 관리방식 변경은 폐업이 아니라,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①긴박한 경영상 필요성, ②해고회피노력을 중심으로 검토하였다(그 밖에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하고 있는 나머지 요건인 ③해고대상자 선정의 합리성과 공정성, ④사전 통보와 협의절차 준수 등에 대해서는 판단을 생략하였다).
먼저,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 요건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종래 “해고를 하지 않으면 기업경영이 위태로울 정도의 급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을 것, “해고를 하지 않으면 경영악화로 사업을 계속할 수 없거나 적어도 기업재정상 심히 곤란한 처지에 놓일 개연성이 있을 것” 등 이른바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다만 최근의 사례들에서는, 위와 같은 정도의 경영위기에 이르지 않더라도 인원삭감을 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도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여 그 기준을 점차 완화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 사건의 경우에도 재판부는 이 사건 해고의 계기가 관리방식 변경이라는 점, 이를 통해 관리업무의 효율화, 비용절감, 책임소재 명확화 등을 기할 수 있는 점, 입주자 과반수가 변경에 찬성한 점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인정”되므로 긴박한 경영상 필요 요건을 갖추었다고 판단하여 완화된 기준을 따랐다.
다음으로,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며, 구체적인 “해고회피노력의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고, 사용자가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에 관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 정리해고 실시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였다면 이러한 사정도 해고회피노력의 판단에 참작되어야 한다”. 이 요건은 상황에 따라 심사의 강도가 가변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 요건과 관련하여 도산회피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와 같이 필요성이 고도로 높은 경우에는 그 해고회피노력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제한될 소지가 있지만, 반대로 경영합리화를 추구하기 위한 경영상 해고라면 그 요구 수준이 높아져야 할 것이다. 특히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의 인정기준에 관하여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대법원이 점차 완화된 기준을 채택함으로써 사용자의 경영상 판단을 종래 입장보다 더욱 존중하고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상대적으로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희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의 강도에 따라 해고회피노력의 강도 역시 반비례하여 적용하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경영상 해고제도가 가지고 있는 최후수단적 성격이 보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가 위수탁계약 체결에 동석하였다는 점, 수탁업체 선정에 관한 입찰공고시 ‘관리기구의 구성 인원 및 급여 등은 피고와 선정된 업체의 협의로 조정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였다는 점만으로는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단하였다.
생각건대, 관리방식 변경은 입주민들의 의사결정을 존중할 사안이나 입주민들은 그 변경시점을 결정함에 있어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로 정해 추진할 필연적 이유는 사안에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피고로서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원고의 잔여 근로계약기간을 고려하여 변경일정을 추진하여 원고에게 구직에 필요한 시간을 부여하거나, 원고의 고용을 승계할 것을 위수탁관리계약 체결의 조건으로 제시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하는 것도 가능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재판부의 판단은 ‘긴박한 경영상 해고의 필요성’의 강도가 비교적 낮은 수준이라면 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고회피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 점에서 대상판결은 경영상 해고의 최후수단적 성격을 잘 파악하고 적용한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

 

김린(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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