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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을 기준으로 한 시간강사 임금 차등지급의 위법성

  1. 대법원 2019-03-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2. 저자 김근주

【판결요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은 어느 것이나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국립대학의 장으로서 행정청의 지위에 있는 피고로서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그 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 

 


이 사건은 국립대 시간강사인 원고가 국립대 총장(피고)을 상대로 전업(專業)과 비전업(非專業) 여부에 따라 시간강사료를 차등 지급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피고가 이미 지급한 시간강사료 일부의 반환통보 및 시간강사료 감액지급 처분의 무효확인과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4년 2월경 국립대학교 음악과 시간강사인 원고는 해당 학교 총장인 피고와 매월 8시간의 강의를 담당하기로 약정한 시간강사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강의료 단가는 ‘전업 시간강사는 시간당 80,000원, 비전업 시간강사는 시간당 30,000원’의 기준을 적용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전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전업/비전업 확인서’를 제출받았다.
원고는 자신이 전업 시간강사에 해당한다고 고지 및 확인서를 제출하고, 이에 따라 전업 시간강사 강사료를 받아 왔다. 그런데 2014년 4월경 피고는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원고는 부동산임대사업자로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사업자로 등록되어 있어 별도의 수입이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비전업 시간강사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미 지급한 강사료 중 전업과 비전업의 차액에 해당하는 금액의 반환을 통보하고, 그 이후에는 비전업 시간강사에 적용되는 강사료를 지급하는 처분을 하였다. 이에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위 처분의 무효확인 및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과 원심은 ①전업과 비전업의 구분은 불명확한 기준이 아니며, ②이러한 차등지급이 대학 시간강사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에서, 전업 시간강사의 강사료를 대폭 인상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차별적 처우가 아니며, ③근로계약에 이미 그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전업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으며, 어떻게 이해하더라도 근로제공의 대가로서 임금인 강사료를 근로 내용과 무관한 사정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점, ㉡사용자 측의 재정적 상황은 시간강사의 근로내용과 무관한 것이므로,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차별적으로 처우하는 데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점, ㉢이 사건 근로계약에 전업과 비전업을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 지급하는 내용이 이미 포함되어 있더라도, 이는 균등대우 원칙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위배되므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부분은 무효로 보아야 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대법원은 대학의 시간강사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며, 근로관계에서 규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근로기준법」 제6조)이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은 모두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행정권 행사의 주체인 피고(대학교 총장)는 헌법상 평등원칙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대상판결은 근로관계에서 ‘합리적인 이유’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하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대상판결에 따르면, 헌법상 평등원칙에 입각하여, ‘근로계약상 근로내용과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한 차별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이 된다는 법리가 성립된다.
문제는 대상판결에서 제시한 법리가, 이 사건의 판단을 위한 법리를 넘어서 근로관계에 관한 차별의 일반 원칙 또는 보편적 적용이 가능한 법리로 수립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국립대학 총장은 헌법상의 평등원칙을 준수할 의무를 부담하는 수규자라는 점에 특징이 있지만, 고용관계에서의 차별의 영역별로 실정법하에서 규율하고 있는 일반 근로관계에서 위의 법리를 그대로 적용 가능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특히 고용상 차별에서 사각지대로 있었던 무기계약직 차별이나 기간제 상호 간의 차별 등에서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한 경우, 이 법리가 적용될 수 있을지가 문제된다.
한편 대상판결은 성별 임금 차별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상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 위반을 언급하고 있다. 다만 그 구체적인 의미가 헌법상 평등원칙에 대한 연장선에서 언급된 것인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의 적용 범위를 성별 문제를 넘어서 ‘당해 사업장 내의 비교가능한 노동’으로 확장한 것인지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판단하고 있지 않다. 향후 대상판결의 법리를 두고 고용상 차별법리에 어떠한 논의들이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근주(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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