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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보상명령은 원직복직명령의 실현가능성을 전제한다.

  1. 대법원 2019-01-17 선고, 2018두58349
  2. 저자 박은정

【판결요지】
근로기준법에서 금전보상명령제를 인정하고 있으나, 이러한 금전보상명령제의 입법 목적은 근로자가 부당해고를 당하였으나 원직복직을 원하지 않는 경우 원직복직을 명하는 구제명령이 효과적인 구제수단이 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의 문언상 금전보상명령은 구제명령을 할 때 원직복직이 객관적으로 가능한 것을 전제로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명령인 원직복직명령을 ‘대신하여’ 금전보상을 명할 수 있다는 것일 뿐 원직복직이 객관적으로 가능하지 않는 경우까지 금전보상명령을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대전고등법원 2018.8.31. 선고 2018누11324 판결).

 

 

다음은 근로기준법 제30조 규정이다. 

 

제30조(구제명령 등) ①노동위원회는 제29조에 따른 심문을 끝내고 부당해고 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하여야 하며, 부당해고 등이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정하면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

③노동위원회는 제1항에 따른 구제명령(해고에 대한 구제명령만을 말한다)을 할 때에 근로자가 원직복직(原職復職)을 원하지 아니하면 원직복직을 명하는 대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

 

위 「근로기준법」(이하,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은 2007년 1월 26일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 제8293호)을 통해 신설된 규정이다. 규정 신설의 의미를 이해해 보기 위해 당시의 개정이유문을 살펴보았다. 개정이유문에서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당시 근로기준법 조문은 제33조의3 제3항)을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대한 금전보상제의 도입”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리고 이 금전보상제도가 “(1)노동위원회는 사용자가 한 근로자 해고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로 판정되면 사용자에 대하여 구제명령으로써 원직복직을 명하고 있으나 근로자가 이를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 효과적인 구제수단이 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고, (2)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구제명령으로써 원직복직을 명하는 대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지급을 명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3)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의 구제방식을 다양화함으로써 권리구제의 실효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쓰고 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의 금전보상명령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않는 근로자에 대한 구제수단으로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의 구제방식을 다양화한다는 취지와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이전까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대한 구제는 원직복직명령으로 이루어졌다. 근로자가 사용자에 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가 되었으므로, 해고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부당해고구제제도의 존재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노사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원직복직을 하더라도 근로자가 곧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또는 사용자가 다시 해고를 하는 경우들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않을 때에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을 금전적 보상으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금전보상제도이다. 그런데, 부당해고구제를 위한 노동위원회 심판사건에서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않으면 구제의 이익이 없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부당해고구제제도의 목적이 근로자를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로부터 구제하여 원직복직을 시키는 것인데,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않는다면 해당 근로자를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로부터 구제할 실익은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은 “근로자가 원직복직(原職復職)을 원하지 아니하면” 노동위원회가 “원직복직을 명하는 대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원직복직을 원하지 않으면 부당해고구제청구의 구제실익이 없을 수 있는데, 법은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노동위원회가 명령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이 논리적으로 정합하지 않은 규정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발생하는 부분이다.

법원도 이러한 모순을 감지한 듯하다. 모두의 요약문을 보면 법원은 금전보상명령이 “구제명령을 할 때 원직복직이 객관적으로 가능한 것을 전제로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명령인 원직복직명령을 ‘대신하여’ 금전보상을 명할 수 있다는 것일 뿐 원직복직이 객관적으로 가능하지 않는 경우까지 금전보상명령을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판단하였다. 금전보상명령 자체는 독립적으로 성립할 수 없고, 다만 객관적으로 원직복직이 가능한 상황인데 근로자가 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원직복직명령을 대신하여 금전보상명령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시 말해, 금전보상명령은 노동위원회가 발할 수 있는 독립적 구제명령은 아니고, 다만 원직복직명령이라는 권리구제수단의 실효성을 보강하기 위한 부수적 구제명령이라는 것이다. 금전보상명령에 대한 법원의 해석을 견지하자면, 노동위원회로부터 원직복직명령을 받을 수 없는 근로자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이유로 하는 독립적인 금전보상명령신청권을 갖지 못한다.

위와 같은 법원의 해석은 부당해고구제제도의 목적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근로자를 사용자의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로부터 보호하려는 것은, 원칙적으로 근로자를 부당한 해고 이전의 상태로 돌리는 것에 있기 때문이고, 다만 원직복직 후 노사관계를 고려하여 근로자가 원직복직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금전보상을 하도록 한다는 취지인 것이다.

그런데 실제 노동위원회에서 사건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①근로자가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한다.→노동위원회에서 조사가 들어가면서 사용자에게 답변서 및 출석을 요구한다.→특히 절차상 위반이 명백하거나 해고사유가 불충분할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출근을 명령한다.→근로자가 출근명령에 따르거나 따르지 않는다.→출근명령에 따른 경우 원직복직 구제이익이 없으므로 각하된다; 출근명령에 따르지 않은 경우 무단결근이 된다.→근로자가 출근한 경우 곧 적법한 절차를 갖춘 해고절차가 진행된다(특히 명백한 절차상 하자가 있었던 경우에 그러하다); 근로자가 출근하지 않은 경우 무단결근을 이유로 하는 정당한 해고절차가 진행된다.

②기간제근로자의 근로계약이 종료되기 전 근로자를 부당해고한다.→근로자가 부당해고구제신청절차를 밟는 동안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된다.→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부당하지만, 근로자의 근로계약 종료로 원직복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구제이익이 없다.

③근로자가 부당해고되었다.→해고 후 3개월이 지나기 전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지만, 구제신청을 하고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근로자는 근로조건이 더 좋은 다른 회사에 정규직으로 재취업을 하였다.→원직복직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 취업한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바 이는 현실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원직복직의 구제실익이 없다.

현재 판례의 금전보상명령제도에 대한 해석을 견지하는 경우, 위 세 경우의 근로자 모두는 부당해고구제제도의 향유 주체가 될 수 없다. 부당해고구제제도가 원직복직이라는 것을 전제하는 한 계속 그러할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위의 근로자들은 금전보상명령을 별도 구제이익을 갖는 것으로 신청하지도 못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처음부터 예견되었었는지, 노동위원회나 법원의 금전보상명령에 대한 해석이 굳기 전부터 공인노무사들 사이에는 ““신청취지를 처음부터 금전보상으로 하면 각하된다”고 하는 괴담”이 돌았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가 금전보상명령제도를 도입한 취지와 정합하는 것일까? 위와 같은 사례들의 근로자들을 부당해고구제제도의 향유자로부터 배제하는 것이 부당해고구제제도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일까? 취업난이 극심한 노동시장에서 근로자가 부당하게 해고되었을 때 원래의 직장을 근로자에게 돌려준다는 것이 부당해고구제제도 본연의 목적이겠지만, 실제 사례들에서는 부당해고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원직복직이 객관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다. 기간제법 등이 제정되고, 비정규직 문제에 법제도적 해결방안을 모색 중이었던 2007년 기존의 원직복직명령의 실효성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금전보상명령제도는 그러한 경우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었던 것이 당시 법 개정에 참여한 다수 관계자들의 내심의 의사 아니었을까?

금전보상명령제도에 대한 현재 법원의 해석 태도를 법원의 몰이해나 노동법적 관점의 부족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행 법 규정 자체가 그러한 해석을 유도하고 있다. 예컨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이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면”이라고 규정하지 않고 “원직복직이 어려운 경우”라고 했다면, 혹은 제3항에서는 원직복직명령을 규정하고 제4항이 별도 신설되어 금전보상명령을 규정했다면 다른 해석의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다(다만, 필자는 현행 법 규정으로도 금전보상명령의 독립적 구제명령성이 인정된다고 보는 입장이기는 하다). 하지만 현행 법규정이 “근로자가 원직복직(原職復職)을 원하지 아니하면 원직복직을 명하는 대신”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게 하므로, 금전보상명령은 원직복직명령에 종속적이라는 해석이 어찌 보면 더 현행 법 규정에 맞는 해석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필자는 금전보상명령제도가 고장난 제도라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이 제도가 필요한 근로자들에게는 전혀 작동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장난 법은 고쳐 쓰면 된다. 고장이 나지 않은 멀쩡한 법도 고장을 일으키도록 망치질을 해 대는 시국인데, 고장난 법을 고쳐 쓰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지 않을까. 금전보상명령제도가 고장이 났다는 데 동의를 하고 조금만 고쳐 쓰고자 한다면, 실제 이 제도가 필요한 여러 근로자들에게 부당해고구제제도가 작동하면서 금전보상명령제도가 객관적으로 원직복직이 가능한 근로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근로자들에게도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의 권익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은정(인제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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