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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운전기사의 근로시간 산정

  1. 대법원 2018-06-28 선고, 2013다28926
  2. 대법원2018-07-12 선고, 2013다60807
  3. 저자 노상헌

【판결요지】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는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종래부터 근로시간을 둘러싼 주된 쟁점은 휴게시간과 대기시간 등이 근로시간에 해당하여 임금지급의무가 있는지 여부이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며,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는 법리를 형성하였다(대법원 2006.11.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이러한 판례의 축적으로 2012.2.1. 개정된 「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에서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명문화하였다.

대기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본다는 입법으로 노사의 다툼은 휴게시간 등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근로기준법」상 대기시간인지 여부에 집중한다. 대법원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내용과 해당 사업장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이 방해되었다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해석론을 제시하였다(대법원 2017.12.5. 선고 2014다74254 판결).

검토하는 두 판결은 버스운행을 마친 후 다음 운행 전까지 대기하는 시간(이하 ‘대기시간’)에 관하여, ①근로자들 소속 노동조합과 운수회사는 매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1일 근로시간을 기본근로 8시간에 연장근로 1시간을 더한 9시간으로 합의하였는데, 이는 당시 1일 단위 평균 버스운행시간 8시간 외에 대기시간 중 1시간 정도가 근로시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며(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는 두 사건의 차이는 있지만 인정 취지는 동일하다), ② 근로자들은 대기시간 동안 식사나 휴식 외에 차량 점검, 청소, 연료 주입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으므로 대기시간 전부가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근로자들이 대기시간 동안 위 임금협정을 통해 근로시간에 이미 반영된 시간을 초과하여 차량 점검, 청소, 연료 주입 등의 업무를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며, ③회사가 대기시간 중에 근로자들에게 업무에 관한 지시를 하는 등 구체적으로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도 대기시간에까지 회사의 지휘․감독권이 미친다고 볼 만한 규정은 없고, 오히려 노사합의서 작성 당시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정하면서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고 기재한 점, ④도로사정 등으로 버스운행이 지체되어 배차시각을 변경하여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회사가 소속 버스운전기사들의 대기시간 활용에 대하여 간섭하거나 감독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도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⑤대기시간이 다소 불규칙하기는 하였으나 통상적으로 그다지 짧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다음 운행버스의 출발시각이 배차표에 미리 정해져 있었으므로, 버스운전기사들이 이를 휴식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버스운전기사들은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는 등 대기시간 대부분을 자유롭게 활용한 것으로 보이고, 개인적인 용무를 보기 위해 외출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인정하였다. 결론으로서 “근로자들이 버스운행을 마친 후 다음 운행 전까지 대기하는 시간에는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대기시간 전부가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면서, 대기시간 전부가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근로시간 산정에서 아파트 경비원의 야간휴게시간은 대상판결과 결론을 달리한다. 인정사실에서 “야간휴게시간에 경비실에서 불을 끄고 취침하는 경비원들에 대하여 입주민의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된 점, 야간휴게시간에 경비실 내의 의자에 앉아 가면상태를 취하면서 급한 일이 발생할 시 즉각 반응하도록 지시한 점, 야간휴게시간에 경비실 내의 조명을 켜 놓도록 한 점, 야간휴게시간에 피고(입주자대표회의)의 지시로 시행된 순찰업무는 경비원마다 매번 정해진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나머지 휴게시간의 자유로운 이용이 방해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아파트 경비원들의 야간휴게시간은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는 휴식․수면시간으로 보기 어렵고, 혹시 발생할 수 있는 긴급상황에 대비하는 대기시간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7.12.13. 선고 2016다243078 판결). 같은 법리의 적용이지만 ‘휴게시간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대상판결과 결론을 달리한 것이다.

휴게시간과 대기시간의 구별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벗어나 자유로운 이용’에 있는지 여부이다(「근로기준법」 제54조 ②). 두 사건에서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의 갈림은, ‘버스운전기사들은 대기시간에 운행준비를 하며, 그 성질상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버스운전과 직․간접으로 관련성이 있는 업무를 하는 것’으로 원심은 판단하였고, 대법원은 ‘대기시간이 다소 불규칙하기는 했으나 다음 운행버스의 출발시각이 배차표에 미리 정해져 있었으므로, 운전기사들이 이를 휴식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는 데 있다. 즉 원심은 대기시간이 불규칙하여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보아 아파트 경비원의 야간휴게시간과 유사하게 판단한 반면, 대법원은 ‘다음 운행버스의 출발시각이 배차표에 미리 정해져 있었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벗어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는 것에 방점을 둔 것이다.

정리하면, 대법원은 버스기사들의 버스운행 사이 대기시간 중에는 사용자의 지휘․감독이 미치지 않고 근로자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휴게시간)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대기시간 전부를 근로시간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이며, 결국 휴식시간인지, 대기시간인지 여부는 사업장 개별사안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기시간 중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벗어나 휴식 등 자유롭게 이용한 시간분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이를 입증해야 하며, 사실관계를 규명해야 하는 파기환송심의 쟁점이 될 것이다.

 

노상헌(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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