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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법상 사용기간제한 2년에 해고기간이 포함되는지 여부

  1. 대법원 2018-06-19 선고, 2013두85523
  2. 저자 강선희

【판결요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의 기간제 근로자 보호 취지, 사용자의 부당한 갱신거절로 인한 효과 등을 고려하면, 사용자의 부당한 갱신거절로 인해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기간도 계약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속하는 범위에서는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서 정한 2년의 사용제한 기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근로자는 2002.11.1. B신용카드에 입사하여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사무보조업무를 수행하던 중, 2004.3월경 A은행으로 고용승계되어 A은행과 2007년경까지 계약기간을 6개월, 1년, 1년, 3개월로 각 정하면서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다. A은행에서는 2005. 8월에 제정․시행된 ‘단시간근로자 운용지침’에 절대평가에 따라 연 2회 담당책임자의 단독평가로 실시되는 인사고과에서 최근 1년간 평균성적이 C등급 이하인 경우 고용계약 갱신 및 재계약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간제법이 2007.7.1. 시행되면서 A은행은 2007.7월에 시행되는 ‘계약직원 운용지침’을 마련하였다. 위 지침에 따르면 상대평가로 연 2회 3차에 걸친 평가(직상위 책임자, 부점장, 본부장)로 실시되는 인사고과 성적을 5등급(S 10%, A 20%, B 40%, C 20%, D 10%)으로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재계약 기준은 명시되지 않았다. A은행은 2007.7월 말 ‘계약갱신 및 해지운용안’을 마련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2007년 하반기 해지기준으로 과거 1년 종합평가점수 80점 미만(인사고과 C등급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근로자는 위 계약갱신 및 해지운용안이 정한 종합평가점수 80점 미만인 직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7.9.30.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이하 ‘1차 갱신거절’). 이 사건 근로자는 1차 갱신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근로자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여 구제명령을 발하였으며, 이에 불복한 A은행은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2009.12.24.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판결이 확정되었다. 

A은행은 위 소송 결과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2009.12.24.부터 2010.12.23.까지 1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2010.12.24.부터 2011.6.23.까지 6개월, 2011.6.24.부터 2011.9.23.까지 3개월로 각 정하여 위 근로계약을 각 갱신하였다. A은행은 이 사건 근로자가 종합평가결과 평균점수 이하의 직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1.9.23.자로 근로계약을 종료하였다(이하 ‘2차 갱신거절’). 이 사건 근로자는 2차 갱신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3.1.17. 선고 2012가합42449 판결)에서 이 사건 근로자가 패소하였으나, 원심과 대법원은 이 사건 근로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사건의 법적 쟁점은 해고기간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의 사용기간제한 2년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있다. 해고기간이 사용기간제한 2년에 포함된다면 기간제법 시행 이후인 2007.7.1.부터 2차 갱신거절인 2011.9.23.까지 2년을 초과하여 이 사건 근로자를 사용하였으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무기계약근로자)로 간주된다(사용기간제한의 예외자는 해당하지 않는다). 만약 해고기간이 사용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다시금 이 사건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존재하는지 및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가 또 다른 법적 쟁점이 된다. A은행으로 고용승계된 이후 이 사건 근로자의 근무현황 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근로계약 체결 현황 등>

2004.11.1.2005.4.30.(6개월)

기간제법 시행 이전

2005.5.1.2006.4.30.(1년)

2006.5.1.2007.4.30.(1년)

2007.5.1.2007.6.30.(2개월)

2007.7.1.2007.9.30.(3개월)

1차 갱신거절

2007.10.1.2009.12.23.(약 2년 3개월)

해고기간

2009.12.24.

(1차 갱신거절) 근로자 승소판결 확정

2009.12.24.2010.12.23.(1년)


2010.12.24.2011.6.23.(6개월)


2011.6.24.2011.9.23.(3개월)

2차 갱신거절

2011.9.24.2018.6.19.(약 6년 9개월)

해고기간

2018.6.19.

(2차 갱신거절) 근로자 승소판결 확정

 

원심(서울고등법원 2013.10.16. 선고 2013나13841 판결)과 대상판결인 대법원은 결론을 같이 하면서도 표현방식에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원심은, A은행이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하여 한 1차 갱신거절은 이 사건 근로자에게 인정되는 장래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기대권을 침해하여 부당하게 이루어진 것으로서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는 것이므로 기간만료로 2007.9.30.자로 종료된 이후의 A은행과 이 사건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2007.7.1.자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2차 갱신거절 무렵 이 사건 근로자는 기간제법 제4조에서 정하고 있는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한 근로자’로서 이미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판단하였다(나아가 원심은 가정적 판단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없어 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1차 갱신거절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원고의 계약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1차 갱신거절 이후까지 존속하지 않는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1차 갱신거절로 인해 원고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기간도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사용제한기간 2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피고는 기간제법 시행 이후 최고 계약일인 2007.7.1.부터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사용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 당시 원고는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대상판결의 결과는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사용자의 부당한 갱신거절의 법적 효과(“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으므로 당사자의 근로관계는 원상회복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위와 같은 판단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분량의 판결문을 할애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해고기간을 기간제법 제4조에서 규정하는 2년의 ‘사용’ 또는 ‘계속근로’로 볼 수 있는 여부에 있다. 원심은 “기간제법에서 규정하는 사용자의 ‘사용’ 또는 그에 대응한 근로자의 ‘계속근로’는 사용자가 실제 기간제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계약에 터 잡은 업무지휘권을 행사하였거나 행사할 수 있었던 경우에 비로소 인정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 등 산업재해로 인한 요양치료를 위하여, 또는 개인적인 질병 또는 사정으로 인하여 휴업한 기간과 같이 ‘사용자가 그 귀책사유 없이 근로자에 대한 업무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기간’ 등의 경우에는, 근로의 계속성은 인정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휴업기간 부분은 사용기간 산정에 있어서는 제외된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시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와 사용기간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필자는 위 설시부분이 타당한지도 의구심이 생기고, 그 설시부분을 근거로 퇴직금과 사용기간 산정에 있어 ‘계속근로’를 달리 보아야 한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계속근로’를 각 규정(퇴직금, 연차휴가 및 기간제 사용기간 등)별 입법취지에 따라 달리 해석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후불임금의 성격인 퇴직금, 출근율과 연동시킴으로써 공로보상적 성격을 가진 연차휴가와 상시업무에 상시고용 원칙을 가지고 기간제근로의 남용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사용기간제한은 그 입법목적에 따라 ‘계속근로’가 의미하는 바를 달리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부당해고와 관련해서는 ‘계속근로’를 달리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근로자에 대한 해고처분이 무효인 경우는 그동안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어 있었던 것으로 되어 여전히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부당한 해고를 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기 때문에 연차휴가, 퇴직금 및 기간제 사용기간 산정에 있어 해고기간을 ‘계속근로’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 근로자는 기간제법이 시행된 이래 두 번의 대법원 판단에 이르기까지 근 11년 동안 2년의 근로제공이 있었을 뿐 나머지 기간 동안은 해고자로 있었다. 이와 같은 경우 A은행은 1차 갱신거절로 패소판결이 확정되어 이 사건 근로자를 복직시킬 때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하였어야 한다. 이는 대상판결의 A은행뿐만 아니라 부당한 갱신거절로 구제명령 내지 원직복직명령을 받는 사용자는 근로자와 기간을 정할 아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함을 시사한다. 

 

강선희(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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