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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한 과다 급여지급은 부당노동행위이다

  1. 대법원 2018-05-15 선고, 2018두33050
  2. 저자 노상헌

【판결요지】

단순히 노조전임자에 불과할 뿐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된 바 없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부당노동행위가 되지만,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당노동행위가 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근로시간 면제자로 하여금 근로제공의무가 있는 근로시간을 면제받아 경제적인 손실 없이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려는 근로시간 면제 제도 본연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지급하는 급여는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되는 근로시간에 상응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단체협약 등 노사 간 합의에 의한 경우라도 타당한 근거 없이 과다하게 책정된 급여를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지급하는 사용자의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제81조 제4호 단서에서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노조전임자 급여 지원 행위나 노동조합 운영비 원조 행위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다. 

여기서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한 급여 지급이 과다하여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시간 면제자가 받은 급여 수준이나 지급 기준이 그가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되지 아니하고 일반 근로자로 근로하였다면 해당 사업장에서 동종 혹은 유사업무에 종사하는 동일 또는 유사 직급․호봉의 일반 근로자의 통상 근로시간과 근로조건 등을 기준으로 받을 수 있는 급여 수준이나 지급 기준이 사회통념상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할 정도로 과다한지 등의 사정을 살펴서 판단하여야 한다(파기환송). 

 

대상판결의 쟁점은 근로시간 면제자에 해당하는 노조전임자에게 지급한 급여가 동일 직급 호봉 근로자들에 비해 사회통념상 수긍할 수 없을 정도로 과다하여 노조법 제81조 제4호에서 규정한 지배․개입(경비원조)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판례는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지급하는 급여는 면제 근로시간에 상응하는 것이어야 하며, 근거 없이 과다하게 급여를 주면 비록 단체협약이나 노사 간 합의로 지급했더라도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본다(대법원 2016.4.28. 선고 2014두11137 판결).

A교통주식회사(A회사) 조합원 수는 230여 명으로, 고용노동부 고시(제2013-31호)에 따르면 근로시간 면제 한도는 4,000시간 이내이다. 2014.9.10. A회사 소속 근로자 갑은 서울시버스노동조합 A교통지부(당시 조합원 220여 명) 지부장으로 취임하면서 A회사와 근로시간 면제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A회사와 갑은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4,000시간으로 정하는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갑은 3,000시간을, 사무업무전담자는 1,000시간을 각각 배정하기로 합의하였다. 이 합의서에 따라 2014.9.부터 2015.8.까지 A회사로부터 급여 및 상여금 합계 4,900여만 원을 지급받았다. 같은 기간 동안 A회사에서 갑과 동일한 운전직 4호봉 근로자들의 평균 급여 및 상여금 합계는 4,500여만 원으로, 갑에게 월 평균 311,000원 정도 더 지급되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당시 A교통지부 조합원 10여 명)은 갑에게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여 과다하게 급여를 지급한 것은 경비원조(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며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중앙2015부노227)는 A회사의 갑에 대한 급여 지급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였다. 중노위 판정에 불복한 A회사는 법원에 제소하였고, 원심(서울고등법원 2017.12.20. 선고 2017누32069 판결)은 갑이 A회사로부터 받은 급여가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할 정도로 과다한 급여가 아니라고 보아 A회사의 갑에 대한 급여 지급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위 대법원판례에 따라 사안을 검토하면서, ①근로시간 면제자인 갑의 급여 및 상여의 합계액이 A회사 운전직 4호봉 근로자들의 평균 급여 및 상여의 합계액보다 월 평균 311,588원 많기는 하지만, 갑보다 더 많은 급여 등을 받은 근로자가 있고,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에 따라 같은 조건의 근로자 간에도 상당한 급여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점, ②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하여 면제가 허용되는 근로시간을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소정 근로시간에 한정하면 일반 근로자로 근무하는 경우와 비교하여 임금의 손실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소정 근로시간으로 한정할 것은 아니라는 점, ③근로시간 면제자의 면제시간 사용내역 및 업무내용 등을 반드시 회사에 통보를 하거나 회사가 이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A회사가 갑에게 사회통념상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할 정도로 과다한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①갑이 A회사로부터 면제받은 근로시간은 연 3,000시간으로, A회사의 소정 근로시간 연 2,080시간보다 920시간이 많으며, 또 A회사의 다른 근로자가 제공한 근로시간은 가장 많은 경우에도 연 2,800시간 남짓한 정도에 불과하여 갑이 면제받은 연 3,000시간의 근로시간이 갑과 동일 또는 유사 직급․호봉의 일반 근로자가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근로시간이라고 볼 여지가 없는 점, ②갑이 A교통 지부장으로 취임하여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된 2014.9.부터 2015.8.까지 A회사로부터 급여 및 상여 합계액 총 49,584,369원(급여 37,404,369원 + 상여 12,180,000원)을 지급받은 반면, 같은 기간 동안 A회사의 운전직 4호봉 근로자들이 지급받은 평균 급여 및 상여 합계액은 45,845,311원(평균 급여 36,143,151원 + 평균 상여 9,702,160원)에 불과하여 그 차액이 3,739,058원에 이르는 이상, 갑이 받은 급여 수준은 동일 호봉의 일반 근로자가 통상 근로시간과 근로조건 등을 기준으로 하여 받을 수 있는 급여 수준보다 과다한 점, ③A회사의 운전직 4호봉 근로자들이 1년 동안 상여금으로 지급받은 금액은 기본급의 600%에 해당하는 금액인 약 9,700,000원으로 동일함에도, 갑만이 이와 달리 12,180,000원의 상여금을 지급받아 통상의 지급기준에 따른 것으로 볼 수도 없는 점 등을 보면, A회사의 갑에 대한 급여 지급이 과다하여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과 대법원은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한 급여가 과다한지 여부에 대한 판단에서 ①사업장의 ‘동종 업무에 종사하는 동일 또는 유사 직급의 근로자’를 비교대상으로 한다는 점, ②면제할 수 있는 근로시간을 반드시 소정 근로시간으로 한정할 것은 아니라는 점은 일치하지만, 기준선의 특정이 달랐다. 즉 원심은 근로시간 면제자의 면제시간 사용내역 및 업무내용 등을 반드시 회사에 통보를 하거나 회사가 이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 고려하면 단체협약이나 노사 간 합의로 면제 근로시간을 적절하게 부여할 수 있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면제되는 근로시간은 일반 근로자가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근로시간을 반영하는 정도에 그쳐야 한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기준선을 제시하였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또한 비교대상 급여 합계액에 대하여 원심은, 근로시간 면제자보다 더 많은 급여 등을 받은 근로자가 있는 점,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에 따라 같은 조건의 근로자 간에도 상당한 급여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유연하게 판단하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비교대상 급여는 동일 호봉의 일반 근로자가 통상 근로시간과 근로조건 등을 기준으로 하여 받을 수 있는 급여 수준이고, 통상적인 근로시간보다 더 많은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급여 수준을 기준으로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지급된 급여가 과다한지를 판단할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요컨대 근로시간 면제는 노조법 제24조 제4항에서 그 면제 한도를 정하고 있는 취지를 고려하여 면제 근로시간이 동일 호봉의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근로시간보다 많고, 지급받은 급여 및 상여의 합계액이 평균 급여 및 상여의 합계액을 초과하는 경우 지배․개입(경비원조)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법원은 엄격하게 해석한다. 대상판결과는 사안이 다르지만, 대상판결 선고 후 헌법재판소에서 노조법 제81조 제4호 중 노조운영비 원조 금지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헌법재판소 2018.5.31. 선고 2012헌바90 결정)이 나옴으로써 경비원조에 대한 엄격한 대법원의 태도도 변화할 것이 예상되어 주목된다. 

 

노상헌(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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