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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종별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판단과 오분류의 문제

  1. 대법원 2018-04-26 선고, 2016두49372
  2. 저자 박은정

【판결요지】

배달대행업체가 운영하는 배달대행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배달업무를 수행하는 배달원은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인정되는 직종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배달원이 수행한 업무는 가맹점이 이 사건 프로그램을 통하여 요청한 배달요청 내역을 확인하고, 요청한 가맹점으로 가서 음식물 등을 받아다가 가맹점이 지정한 수령자에게 배달하는 것으로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인정된 직종인 ‘한국표준직업분류표의 세분류에 따른 택배원’에 해당한다. 따라서 배달원은 직종상 택배원으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 제125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요건인 전속성 등을 따져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해당성이 판단된다. 

 

이 사건은 근로복지공단이 재해를 입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배달원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인정하면서 산재보험법상 산재보험수급권을 인정하는 한편, 배달원에게 배달업무를 지시한 배달대행업체 사업주에게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을 내린 것에 대하여, 해당 사업주가 배달원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면서 산재보험료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심 법원(서울행정법원 2015.9.17. 선고 2014구합75629 판결) 및 2심 법원(서울고등법원 2016.8.12. 선고 2015누61216 판결)은 원고인 사업주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면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배달원은 산재보험법의 적용 대상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1심 및 2심 법원의 판단과 다른 결론을 내렸다. 원심이 배달원의 업무를 잘못 분류하여 배달원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요건인 전속성 등에 관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되었다(파기환송사건번호 2018누43523). 

동일한 날 대법원은 역시 배달대행업체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배달원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대법원 2018.4.26. 선고 2017두74719 판결). 이 사건 또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에 대한 사업주의 취소소송이었고, 1․2심 법원이 배달원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보지 않고 내린 사업주 승소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하였다. 판결문 중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를 위한 특별규정을 둔 취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는 아니하나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원심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전속성을 판단하면서 제시한 기준은 결국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기준에 따를 경우 위와 같은 법의 취지를 몰각시키게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법원의 위 두 판결은 그동안 근로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와 다름없게 해석․판단되어 오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는 중요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검토대상판결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직종으로 산재보험법 시행령에 명시되지 않은 배달원의 법적 지위를 적극 해석하였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현행 산재보험법 시행령에는 9개 직종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열거되어 있는바, 이 명시․열거된 직종에 해당하지 않는 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서 산재보험법 적용 대상이 되기 어렵다. 그런데 검토대상판결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배달원의 업무수행방식을 세세하게 검토하면서, 배달원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기는 어렵지만, 한국표준직업분류표(2007.7.2. 통계청 고시 제2007-3호)는 세분류상 ‘고객이 주문 및 구매한 상품 등 각종 물품 및 수하물을 고객이 원하는 곳까지 운반하여 준다’는 직업적 특성을 가진 ‘9222 택배원’(이 택배원에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중 하나인 퀵서비스배달원이 포함된다)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직업분류표 세분류에는 ‘각종 음식점 등에서 고객의 요구에 따라 해당 요리를 특정 장소까지 배달하는 자’인 ‘9223 음식배달원’이 있기는 하지만,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원은 ‘9223 음식배달원’이 아닌, ‘9222 택배원’의 업무에 더 잘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음식점들이 배달원을 직접 고용하여 음식배달업무를 배달원에게 맡길 경우에는 ‘9223 음식배달원’이겠지만, 음식점으로부터 배달요청을 받아 해당 배달업무를 대행하는 배달대행업체로부터 음식배달업무를 할당받고 배달을 하는 배달원은, 비록 음식배달을 하기는 하지만 음식점으로부터 고객의 요구에 따라 음식을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점이라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곳까지 운반하는 업무를 담당하는바, 택배원에 해당한다는 매우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해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1․2심 판결이 배달원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배달원의 업무를 근로자성 판단 기준에 기초하여 출퇴근시간이 정해져 있는지, 사무실에 출근을 할 의무가 있거나 결근 시 제재조치가 이루어지는지,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이 마련되어 있는지, 입․퇴직상 제한이 있는지, 생산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오토바이를 직접 제공하는지, 4대 보험에 가입하였는지 등을 검토한 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판단하에서 근로복지공단의 배달대행업체에 대한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기초 위에 서 있다. 

대법원이 배달원을 사실상 택배원으로 해석하고, 따라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서 산재보험법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은 큰 의미가 있으면서도 중요한 문제제기를 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행 산재보험법 제125조는 시행령으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직종 선정을 위임하고 있는바, 직종에 따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해당성이 판단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여기에는 다시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째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되지만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선정된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는 이유로 근로자가 아닌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되는 대상이 존재한다는 점, 둘째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선정된 직종과 동일한 업무형태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형식상 해당 직종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인정되지 않는 대상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즉 대상자 오분류의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오분류의 가능성이 산재보험법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와 다른 산재보험적용방식을 취하고 있는 데다 보험수급권의 발생 여부가 전적으로 대상자 분류 결과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산재보험법 적용 대상에 대한 오분류가 특정인에게 매우 큰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제도적으로 오분류방지를 위한 시스템이 갖춰질 필요가 있다. 

한편, 검토대상판결은 배달원이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직종인 택배원(보다 정확하게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125조 제6호 “한국표준직업분류표의 세분류에 따른 택배원인 사람으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주로 하나의 퀵서비스업자로부터 업무를 의뢰받아 배송 업무를 하는 사람”)에 해당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을 뿐, 배달원이 산재보험법의 적용 대상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고 본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를 요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산재보험법 제125조 제1항은 산재보험법 적용 대상이기 위한 요건으로서 “주로 하나의 사업에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125조 각 호가 규정하는 직종에 종사하고 있더라도, 산재보험법 제125조 제1항 각 호가 규정하고 있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산재보험법 적용 대상이 아니게 된다. 이에 대한 구체적 판단을 위해 “주로 하나의 사업자로부터 업무를 의뢰받아 퀵서비스 또는 대리운전업무를 하는 사람의 기준(퀵서비스기사 및 대리운전기사의 전속성 기준)”(고용노동부고시 제2017-21호, 2017.3.31., 일부개정)이 마련되어 있고, 예를 들어 소속(등록) 업체에서 전체 소득의 과반 소득을 얻거나 전체 업무시간의 과반을 종사하는 사람은 “주로 하나의 사업에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원심 판결은 배달원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는 기초 위에 서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심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따라서 대법원은 이 점을 지적하는 파기환송판결을 내린바, 파기환송심에서 서울고등법원이 검토대상사건의 배달원이 “주로 하나의 사업에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따라 산재보험법 적용 여부가 판가름나게 될 것이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닌 자로서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산재보험법을 적용받기 위한 과정이 참 험난하다고 느껴진다. 

 

박은정(인제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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