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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성과연봉제:도입 절차의 적법성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05-18 선고, 2016가합56650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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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요지】

성과연봉제를 통하여 … 하위평가를 받게 되는 근로자들은 기존 임금이 저하될 것으로 보이는바, … 근로자들에게 지급하게 되는 임금의 총액이 기존의 급여 체계에 비하여 증가하였다 하더라도, … 근로자 개인에 따라 그 유․불리의 결과가 달라진다면, 위 규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변경절차를 따라야 한다.

 

 

 

2016년도 노사관계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성과연봉제 전면 확대’와 그에 대한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반발로 인한 갈등이었다. 성과연봉제 문제는 2010년 「공공기관 (간부직) 성과연봉제 권고안」에 의하여 정부기관 간부직원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을 시작으로, 2016년1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 권고안」을 확정한 후 이를 각 사업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게 되었다.

성과연봉제 확대를 둘러싸고 정부와 공공부문 노동조합 간의 대립은 이후 법률 분쟁화되었다.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법률상 쟁점들은 다양하지만,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 권고안」 및 사업장 도입과 관련하여서는 주로 절차위반과 관련한 문제가 법적 판단을 받게 되었다. 우선 이를 둘러싼 가처분 사건을 살펴보면, 취업규칙 개정의 절차위반 여부, 취업규칙 개정의 사회통념상 합리성 인정 여부, 임금채권 보전의 필요성 여부 등이 다루어졌는데, 법원은 다음과 같이 각각 다른 입장들을 나타낸 바 있다. 

 

절차위반 여부

결정

채권자

결정 내용

기각

한국중부발전

노동조합

채무자 회사가 단체교섭의 요구를 거부한 채 개별 근로자들의 동의서를 징구하는 방식으로 취업규칙 개정 절차를 진행한 사실만으로는 채무자 회사가 성실교섭의무를 위반하여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성과연봉제 설명회 실시 및 의견 제출을 요구하는 등 충분한 사전 협의를 위한 노력을 보이는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였으며, 추후 개별 근로자들의 과반수가 성과연봉제에 찬성한다면 근로자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음.

인용

전국철도노동조합

성과연봉제 도입에 따른 취업규칙의 개정은 소속 근로자들에게 큰 영향이 미치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동조합의 동의가 필요하고, 호봉제에서 연봉제로의 변경에 따른 임금체계 변경 및 저성과자로 평가된 근로자에 대한 임금액의 불이익 가능성이 있는 이상, 근로기준법에 따라 취업규칙 변경의 채권자 조합의 동의가 필요함.

 

사회통념상 합리성 인정 여부

결정

채권자

결정 내용

기각

전국금융산업

노동조합 주택도시보증공사

(HUG)지부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이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어 채권자 조합과 합의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연봉제규정의 개정이 무효라고 볼 수 없고, 기재부의 지침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 근로자들에게도 금전적 불이익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으며, 본안소송으로 연봉제규정이 무효로 확인되더라도 채무자가 임금차액을 정산할 능력이 있어 보이며, 개정 연봉제규정 시행까지 남은 1년 동안 채권자 조합의 동의를 얻거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여지가 있음.

인용

전국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

기술공사지부

취업규칙의 내용 이외의 사정이나 상황을 근거로 그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이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는바, 가처분 신청 단계에서 지금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함.

 

임금채권 보전의 필요성

결정

채권자

결정 내용

기각

한국중부발전

노동조합

개별 근로자들 과반수의 동의여부를 아직 알 수 없으며, 성과연봉제 실시까지 아직 시간이 있어 교섭노조와 채무자 회사의 임금협약 등 단체교섭이 충분히 가능하며, 공기업인 채무자 회사가 정부의 권고에 반하기 어렵고, 정부가 조기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으로 개별 근로자들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점을 들어 가처분을 인용할 만한 급박한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기 부족함.

인용

전국철도노동조합

이 사건 신청의 기각으로 인해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이 근로의 대가로 상당기간 누려온 기득이익인 임금채권에 대한 법적안정성이나 예측가능성이 침해될 우려가 크며, 이 침해로 인한 손해는 추후 본안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함으로써 완전히 전보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

 

 

 

 

대상판결은 취업규칙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결정들과 비슷한 견지에서,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도입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른 절차가 요구되지만, 이를 거치지 않았으며 별도의 사회통념상 합리성도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다.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피고 공사’)가 2016.5.17. 연봉제 적용대상 확대, 기준연봉 차등지급률 및 전체연봉 등 성과연봉 비중 확대, 성과연봉의 차등지급률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연봉제규정․연봉제규정시행세칙․시간외근무수당지급세칙(이하 ‘이 사건 연봉제규정 등’) 등을 개정하자 관리 4, 5급에 해당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하 ‘원고들’)이 취업규칙 무효확인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들은 연봉제 도입이 하위평가를 받는 근로자에게는 기존 호봉제보다 불리하게 작용하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하고, 피고 공사의 연봉제 규정 개정 행위는 불이익변경시 과반수노조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근로기준법」제94조 제1항에 반하며, 단체협약 및 보충협약에 위반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피고는 연봉제규정 시행으로 적은 급여를 지급받게 되면 추후 그 차액을 구하는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어 이 사건의 소는 무효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본안전 항변을 하였다. 또한 이 사건 연봉제규정 등은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변경이 아니며,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어 무효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이에 대하여 크게 세 가지 점으로 구분하여 판단하였다. 우선 법원은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대하여 이 사건 연봉제규정 등에 기속되어 성과연봉을 차등 지급받는 원고들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는 점,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차후 개별적인 임금지급에 대한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것보다 소송경제적으로 바람직하며, 분쟁의 근본적인 해결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무효확인을 구하는 본 소송이 분쟁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판단하였다.

다음으로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에서는 먼저 이 사건 연봉제규정 등의 개정에 따라 근로자들이 불이익을 받게 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취업규칙 일부를 이루는 급여규정의 변경이 일부의 근로자에게는 유리하고 일부의 근로자에게는 불리한 경우 그러한 변경에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요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근로자 전체에 대해 획일적으로 결정돼야 하고, 같은 개정에 의해 근로자 상호 간의 유․불리에 따른 이익이 충돌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개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해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법리에 따라,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하게 되는 임금 총액이 기존에 비해 증가하였다 하더라도, 근로자 개인에 따라 그 유․불리의 결과가 달라진다면 이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변경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연봉제규정 등의 개정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연봉제 도입에 따라 호봉상승의 임금인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피고 소속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주택도시보증공사지부)에서 실시한 성과연봉제 도입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90%가 이를 반대하는 명백한 거절의 의사표시가 있었으나 피고 공사가 강행한 점, 기재부의 성과연봉제 조기도입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은 일시적인 유인책에 불과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연봉제규정 등의 개정으로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가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수 있는 근거로 제시한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상 법리, 즉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한 판단 및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이처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 권고안」은 사법부에 의하여 그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되어 가고 있는데, 지난 6월16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관련 후속조치 방안」(이하 ‘후속조치’)을 의결하고 기존 권고안 및 성과연봉제 실시에 관한 조치들을 사실상 폐기한 바 있다. 이로써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법률 분쟁은 일단락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성과연봉제 이후 공공부문 임금체계 수립과 이후 후속조치 이행과정에서 제기되는 현실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앞으로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 실체적인 대안의 모색과 함께 ‘집단적 근로조건 결정 법리에 따른 절차적 정당성’도 준수되어야 할 것이다. 

 

김근주(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