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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직장폐쇄에 대한 직장점거행위의 책임

  1. 대법원 2017-04-07 선고, 2013두1641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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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요지】

파업시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직장에 체류하는 쟁의수단인 직장점거는 사용자 측의 점유를 완전히 배제하지 아니하고 그 조업도 방해하지 않는 부분적, 병존적 점거일 경우에 한하여 정당성이 인정되는바, 사용자에 의한 위법한 직장폐쇄의 경우에도 근로자들이 사용자 측의 점유를 배제하기 위한 직장점거행위는 불법 쟁의행위로서 징계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 

 

 

우선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면, 다음과 같다. 

 

 

날 짜

내 용

2010.1.7

임시 노사협의회 개최(계열사 설비증설 관련, 고용안정 등 합의)

2010.3.30

2010년 이 사건 노동조합 지회(이하 지회’) 보충교섭 시작

2010.5.1828

쟁의조정신청, 파업찬반투표(파업결의), 경북지노위 조정중지결정

2010.6.1

이 사건 노동조합 대구지부 쟁의행위 돌입

2010.6.258.20

이 사건 지회 산발적 부분파업 실시(징계사유1)

2010.8.23

직장폐쇄(직장폐쇄1), 이후 이 사건 지회의 쟁의행위 이어감(징계사유2)

2010.8.24

직장폐쇄 이후 이 사건 지회는 사용자에게 파업중단서면을 보내는 한편 직장폐쇄 중단 및 교섭재개를 요청하는 서면을 수차례 제출

2010.9.69.9

이 사건 지회, 사용자에게 개별조합원들의 근무확약서 및 전조합원 현장복귀 요청 건공문 제출(직장폐쇄 계속 유지:직장폐쇄2)

2010.9.14

이 사건 지회의 조합원들이 사용자 회사 진입 시도(징계사유3)

2010.9.15

이 사건 지회, 쟁의행위 신고 철회서 경북지노위에 제출

2010.9.30

조합원 전체 동시 현장 복귀 결의

2010.10.4

이 사건 지회 조합원 80여 명 회사 진입, 10시간 머묾(징계사유4)

2010.10.17

2010.10.17.까지 조합원 23명을 제외한 조합원들 업무 복귀

2010.10.19

사용자 직장폐쇄 해제

2010.11.19

사용자 징계결의

  

 이 사건에서 쟁점은 사용자가 위 징계사유1, 2, 3, 4에 해당하는 사실관계에 기반하여 사용자 측의 쟁의행위인 직장폐쇄(시기상 구분하여 조합원들의 현장복귀 결의가 있기 전 직장폐쇄를 직장폐쇄1, 그 이후의 직장폐쇄를 직장폐쇄2로 표시)를 하면서 쟁의행위가 종료된 후 근로자들을 징계한 것이 정당한지 여부에 관한 것이다.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사건으로서 경북지노위(2011.3.4. 경북2011부해9~11,13,15/부노2~6병합)부터 시작된 이 사건에서 노동위원회들과 법원은 직장폐쇄1은 근로자들의 쟁의행위에 대항한 사용자의 합법적 쟁의행위였지만, 근로자들이 현장복귀를 선언한 이후 이어진 직장폐쇄2는 공격적인 불법적 쟁의행위라고 판단하였다. 근로자들의 현장복귀 선언은 곧 파업철회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직장폐쇄를 해제하지 않는 것은 사용자에 의한 선제적․공격적 쟁의행위가 되기 때문이다(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직장폐쇄를 해제할 것을 촉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이 글에서도 직장폐쇄1은 합법적이었지만 직장폐쇄2는 불법적이었던 것으로 전제한다. 

한편, 노동위원회와 법원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쟁의행위 목적이 정당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노동조합 지회의 소식지를 근거로 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쟁의행위가 노조 전임자의 수와 처우에 대한 것, 회사의 계열사 공장증설 및 외주화 중단 등에 관한 것이었음을 확인하면서 이러한 사항들은 불법적인 것이거나 사용자의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었다고 본 것이다. 물론 사건 전체에서 근로자들은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정당한 쟁의행위에 참가하였음을 이유로 한 징계가 부당함을 주장하지만 노동위원회와 법원 모두 일관되게 이를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이 글에서도 일단 이 사건 근로자들의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이 결여되었던 것으로 전제한다. 

위와 같은 전제 아래에서 문제되는 것은, 징계사유1 및 2는 법원이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불법적 직장폐쇄기간 중 발생한 징계사유3 및 4에 대한 것이다. 

직장폐쇄에 따른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평가받는 경우에도 사업장 내의 노조사무실 등 정상적인 노조활동에 필요한 시설, 기숙사 등 기본적인 생활근거지에 대한 출입은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대법원 2010.6.10. 선고 2009도12180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가 평소 출입이 허용되는 사업장 안에 들어가는 행위는 주거침입죄 등의 범죄 구성요건해당성이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02.9.24. 선고 2002도2243 판결 참조). 그렇다면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지 않는 직장폐쇄의 경우에는 근로자들이 사업장 안에 들어가 쟁의행위를 할 수도 있다고 해석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적법한 쟁의행위로서 사업장을 점거 중인 근로자들이 직장폐쇄를 단행한 사용자로부터 퇴거 요구를 받고 이에 불응한 채 직장점거를 계속하더라도 퇴거불응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는 판례가 있다(대법원 2007.12.28. 선고 2007도5204 판결). 이 판례에 대해서는 “직장점거에 대해서 퇴거불응의 형사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의 판단 부분에 관한 한 기존의 판례법리를 사실상 변경한 것이나 다름없는 측면이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다만 이러한 일련의 판례들은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였는지와는 무관하게, 사업장을 점거 중인 근로자들의 쟁의행위가 정당한 경우에 대한 것들이다. 

한편, 판례는 근로자들의 직장점거에 대하여 파업과 같은 주된 쟁의행위를 보조하는 적극적 수단으로 이해하면서 “직장점거는 파업시 사용자에 의한 방해를 막고 변화하는 정세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하여 퇴거하지 않고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직장에 체류하는 쟁의수단이므로 사용자 측의 점유를 완전히 배제하지 아니하고 그 조업도 방해하지 않는 부분적․병존적 점거일 경우에 한하여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이를 넘어 사용자의 기업시설을 장기간에 걸쳐 전면적․배타적으로 점유하는 것은 사용자의 시설관리 권능에 대한 침해로서 부당하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고 판단한다(대법원 1990.10.12. 선고 90도1431 판결). 직장점거행위의 내용이나 목적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고, 직장점거라는 사실행위에 대해서만 판단을 하는 경향이다. 그런데 노동조합의 직장점거행위를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①직장점거행위가 노무제공과 결합되어 있는 사용자의 조업을 저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쟁의행위 수단의 정당성 문제가 언급될 수 있지만, ②노동조합이 단결력을 과시하거나 파업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시위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직장점거의 경우에는 조업을 방해하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의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노동조합의 파업기간 중의 조합활동 내지는 단결활동이기 때문에 쟁의행위의 정당성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다. 이 견해는 직장점거행위의 본질적 성질을 분석하면서, 판례가 직장점거행위를 이해하는 것과 같이 파업과 같은 주된 쟁의행위의 보조적 성질을 갖는 직장점거행위는 쟁의행위에 수반되는 단결활동의 일환으로 이해하여야 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검토 대상 사건으로 돌아와, 사실관계를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이 사건은 1차적으로는 노동조합의 부당한 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합법적 직장폐쇄가 시작이 되었지만, 직장폐쇄 후 노동조합이 파업철회를 선언하고 업무복귀의사를 사용자에게 통보하였음에도 계속된 불법적 직장폐쇄 과정에서 일부 근로자들이 사업장에 진입을 한 것에 대한 문제이다. 근로자들의 쟁의행위가 정당한 것이었다면 아마도 사용자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권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목적의 정당성을 상실한 쟁의행위가 이루어졌고, 그 부당한 쟁의행위 수단으로 이용된 근로자들의 직장점거행위 또한 부당한 것으로 인정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보인다. 

그러나 우선, 이 사건에 대한 지노위 판정문부터 대법원 판결문까지 전부를 숙독하여도 어느 정도로 전면적․배타적인 점유행위가 근로자들의 직장점거행위에 의해 이루어졌는지를 발견할 수 없고(징계사유3에 해당하는 회사진입시도는 경비업체로부터 저지되었고, 징계사유 4에 해당하는 회사진입행위는 실제로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의 점거행위가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점거시간은 10시간 정도였다.), 다만 “조합원의 수, 진입경위에 비추어 사용자 측의 점유를 배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므로”(이 사건 1심 법원 서울행정법원 2012.9. 6. 선고 2011구합25922 판결) 정당한 사업장 출입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을 뿐이라는 점에서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사유3 및 4의 정당성 판단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둘째, 법원은 이와 같은 불법적인 직장점거행위를 한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그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 사용자의 불법적 직장폐쇄는 고려요소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 전체적인 사실관계를 보자면 근로자들이 파업중단선언을 한 후 사용자가 불법적 직장폐쇄를 유지하지 않았다면 근로자들의 직장점거행위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근로자들의 의사에 따라 직장폐쇄를 해제하고 근로자들과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면 징계사유3 및 4에 해당하는 행위들은 예방할 수 있었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불법적 직장폐쇄가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의 정당성 판단에 대한 고려요소가 아니라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앞서 직장점거행위의 유형을 구분하고 있는 견해에 비추어 본다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직장점거행위는 사용자의 조업을 저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쟁의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직장복귀를 촉구하는 한편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보여주기 위한 단결활동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굳이 이러한 견해를 따르지 않더라도, 파업철회를 선언하고 업무에 복귀하고자 하는 근로자들이 계속되는 사용자의 직장폐쇄에 대항하기 위한 활동으로서 행한 직장진입행위가 과연 쟁의행위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는가? 

법원은 이 사건 징계사유3 및 4에 해당하는 근로자들의 행위를 쟁의행위로 판단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비록 이 사건 근로자들이 목적의 정당성을 상실한 쟁의행위 과정에 있었기는 하지만, 이 사건의 직장점거행위가 다른 사건들에서 쟁의행위로 인정되는 직장점거행위와 동일한 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는 직장점거행위였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판단에 따라 근로자들에 대한 사용자의 해고 등 징계처분의 정당성 판단도 달라졌어야 했을 것이다. 

 

박은정(인제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