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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철도파업에 대한 업무방해죄 무죄

  1. 대법원 2017-02-03 선고, 2016도1690 판결
  2. 서울고등법원2016-01-15 선고, 2015노191 판결(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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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요지】

서울고등법원 2016.1.15. 선고 2015노191 판결(원심)

(1) 전원합의체 판결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의 표지 중 하나로 ‘사용자의 예측 가능성’을 고려한 전격성을 제시한 것은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단체행동권과 사용자의 조업 계속의 자유를 조화시키는 것으로 이해된다. 즉 근로자들이 단체행동권에 근거하여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반면 사용자는 비조합원, 쟁의행위 탈락자 또는 법이 허용하는 대체근로의 사용 등으로 조업을 계속할 자유를 가진다. 따라서 ‘단순한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라 하더라도 그것이 사용자에게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것이어서 사용자로 하여금 파업에 대비하여 조업을 계속할 준비조차 갖추지 못하게 하고, 그로 인하여 사용자의 조업계속의 자유가 부당하게 제한된다면 그 쟁의행위는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위력’으로 평가되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파업의 ‘전격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할 ‘사용자의 예측가능 여부’는 단순히 ‘노동조합이 파업을 사전에 예고하여 사용자가 파업 일정을 알 수 있었는지’만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객관적으로 파업을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여 조업을 계속할 준비를 갖출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파업 목적이나 절차에 중대한 불법이 있는 경우, 사용자로서는 근로자들이 중대한 불법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파업을 실제로 강행하리라고는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고, 이 경우 규범적 측면에서 전격성을 긍정할 여지가 더 커진다고 보면서도 “①‘전격성’은 어디까지나 사용자의 조업계속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제시된 표지인 점, ②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 단체행동권의 행사를 범죄행위의 구성요건으로 포섭하는 것은 최대한 자제되어야 하는 점, ③규범적 예측가능성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과연 어떤 경우를 두고 규범적으로 예측가능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 오히려 불명확해질 수 있는 점, ④‘전격’의 사전적 의미는 ‘번개같이 급작스럽게 들이침’으로 ‘현상’을 설명하는 단어인 점을 감안하면, ‘전격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존재(sein)의 관점, 즉 사용자가 파업을 실제로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여 조업을 계속할 준비를 갖출 수 있었는지 여부를 주된 요소로 고려하여야 하고, 당위(sollen)의 관점, 즉 규범적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을 부수적 요소로 고려함이 타당하다.

 

 

2013년 한국철도공사 노동조합의 파업은 2013년 12월 9일부터 23일간 진행되었으며 당시까지는 철도노동조합의 파업 역사상 최장기간의 파업이었다. 노동조합은 한국철도공사가 2013년 12월 10일에 이사회를 개최하여 한국철도공사의 수서발 KTX 법인을 자회사로 설립하려고 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하여 이 파업에 돌입하였다. 당시 정부는 강력한 사법처리의사를 밝혀, 파업기간 중에 노동조합 간부 35명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되었고, 체포영장으로 철도노조의 상급단체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실에 진입하는 등으로 노사간의 격렬한 대립이 있었다. 그리고 철도공사는 이 파업 23일간 총 447억 6천만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평석대상 판결의 사건은 이 파업 당시 노동조합 간부 4인(노동조합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 서울지방본부장)에 대해 검찰이 업무방해죄로 구속 기소한 것이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에 대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여 업무방해죄에 대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였다. 그렇지만 총 3쪽의 대법원 판결문은 매우 간결하여 이유설시는 한 단락뿐이다. 대법원은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기에 부족하므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조치가 정당하고, “전격성의 의미,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과 위력의 의미, 파업목적 및 불법성, 파업절차, 파업에 대한 객관적 예측과 대비가능성 및 필수공익사업장의 특수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고만 하고 있다. 기존 판례법리도 새로운 판례법리도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고, 사건의 사실관계나 상고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이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업무방해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구체적인 법리에 대해서는 이 사건 원심의 판결(서울고등법원 2016.1.15. 선고 2015노191 판결, 이하 이 사건 원심판결)을 살펴볼 수밖에 없다. 이 사건 원심판결은 파업의 업무방해죄 적용에 대한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1.3.17. 선고 2007도482 판결. 이하 2011년 전원합의체판결)에서 제시한 “파업의 ‘전격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할 ‘사용자의 예측가능 여부’를 서두의 인용법리(1)와 같이 설시하여 구체적인 판단법리를 제시하였다. 이 사건 원심판결에서 이러한 판례법리보다 더 주목을 끌었던 새로운 판례법리는 소위 ‘규범적 예측가능성’에 대한 것이다. 원심은 서두의 인용법리(2)와 같이 전격성 판단에서 규범적인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부수적인 요소로 보았다.

전격성이 있는지의 판단에서 부수적으로 규범적 측면의 예측가능성을 고려하는 원심의 판단법리는 원심이 이 사건 파업의 목적과 절차에 있어서 불법성 및 그 정도를 판단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에 비추어 보면 규범적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은 전격성이 있는지의 판단에서 부수적이라고 하는 구체적인 위 법리(2)는 파업목적과 절차에 있어서 불법성이 있더라도 그 정도가 ‘파업을 강행하리라고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목적이나 절차의 불법이 없으면 전격성이 부정된다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심은 목적이나 절차에 있어서 이 사건 파업의 불법성이 있는지, 그리고 있다면 그 정도는 어떠한지를 살폈다. 파업찬반투표, 파업시기 등의 절차와 관련해서 “도저히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절차의 불법이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하였지만, 이 사건 원심의 구체적인 판단내용을 보면 이 사건 원심은 절차상의 불법은 사실상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원심이 불법성이 있는지와 그 불법성의 정도를 모두 고려한 것은 이 사건에서 파업의 목적과 관련해서이다. 

이 사건에서 검찰은 철도노동조합이 정부의 철도산업 민영화 정책에 반대해 파업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 사건 1심과 원심은 이러한 검찰의 주장을 배척하고, 철도노동조합이 철도산업 민영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갖고 있었지만, 이 사건에서 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의 요구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 출자 결의 저지’이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원심에 따르면 전자와 후자를 구별하는 것은 양자가 불법성의 정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원심의 시각에서는 철도사업 민영화의 반대나 저지는 정부정책에 대한 것이어서 이 사건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권한밖의 것이지만, 새로운 법인 설립을 위한 출자결의 저지는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권한 내에 있고, 근로조건에 영향을 주는 정도가 더 크다. 이 사건 원심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근거로 하여 철도노동조합이 이러한 요구를 위하여 파업하였다고 판단한 다음, 사실관계상으로 수서발 KTX 법인의 설립이 철도공사의 매출감소와 재무상태 악화로 연결되어 구조조정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이사회의 결정이 근로조건에 크게 영향을 주는 점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이유로 하여 원심은 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이 “실제로 파업을 강행하리라고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목적의 불법이 있다고” 보지 않았다.

덧붙여 이 사건 원심은 2006년 이후 법과 판례의 변화가 규범적인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즉 2006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개정에 의해 직권중재제도가 폐지되고 필수유지업무제도가 도입되어 필수유지업무 제도의 유지․운영의 범위 내에서 단체행동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보았고,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인해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사용자가 생각하였을 것이고 이것이 규범적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였을 것으로 보았다. 이 사건 원심의 이와 같은 언급은 다음과 같은 사정 때문에 행해진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전원합의체 판결이 파업에 대한 업무방해죄 적용과 관련하여 판례법리를 변경한 것이지만, 그 변경된 법리에 의해서도 대법원은 철도노동조합의 2006년 파업에 대해 파업 시에 유효했던 직권중재회부결정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돌입한 것을 이유로 “직권중재회부 시 쟁의행위 금지규정 등을 위반하면서까지 이 사건 파업을 강행하리라고는 예측할 수 없었다”고 하여 2006년 파업이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달리 말하면 직권중재제도 자체가 없어지고 파업에 대한 업무방해죄 적용에 대해 판례법리가 변경된 현재에서는 2006년과 다르게 철도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규범적인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위와 같이 규범적인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에 대해 판단한 다음, 이 사건 원심은 전술한 또 하나의 구체법리에 따라 한국철도공사가 이 사건 파업을 객관적으로 ①예측하고 ②대비할 수 있었는지를 판단하였다. 먼저 예측가능성과 관련하여 이 사건 원심은 다수의 사실관계에서 한국철도공사가 충분히 예측가능하였다고 보았다. 다음으로 대비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조업을 계속할 준비가 불가능하였다면 파업이 ‘위력’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으나, 이 사건 파업에서 한국철도공사는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하였고, 필수유지업무가 파업기간에도 계속 유지되었으며, 군, 운전기술협회 등 외부에서 대체인력이 투입되는 등으로 여객과 화물운송을 수행하여 조업을 계속하였기 때문에 ‘전격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관련해서도 이 사건 원심은 필수공익사업장인 철도사업의 특수성 그 자체가 전격성 판단에 특별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이 사건에서 검찰은 필수공익사업장의 쟁의행위는 “사용자의 재산권뿐만 아니라 국민 및 국가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일반 사기업과 달리 전격성을 더 쉽게 인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사건 원심은 이러한 주장을 배척하면서 공중의 생명이나 건강과 같이 중대한 법익이 침해될 수 있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필수유지업무를 유지하도록 한 것이기 때문에 필수유지업무가 유지되는 한 사용자는 파업 돌입을 예측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 사건에서도 노동조합이 필수유지업무를 수행할 조합원 명단을 통보하였고, 파업기간 중 필수유지업무가 유지되었기 때문에 이 사건의 ‘전격성’ 판단에서 필수공익사업장이라는 점은 전격성 판단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원심의 판단을 부정하지 않음으로써 대법원은 2013년 파업이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여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 보장을 확대하였다. 이 점은 필자도 높이 평가하고 환영할 만하다고 본다. 특히 원심은 파업의 업무방해죄 적용과 관련한 2011년의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의 취지에 맞추어 전격성 등에 관한 구체적인 세부법리를 최초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이전 판례법리에서 위법성 조각 사유로 제시되었던, 파업의 목적 등의 정당성 여부가 규범적인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으로 전격성 판단에서 여전히 고려되어 위력의 구성요건 해당성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여전히 그 한계가 분명하다.

더 나아가 이 사건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은 유사한 사안에서의 법원의 판단과 비교하여 그 의미를 엄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원심의 판단은 역시 부당한 목적이라고 보았던 공기업 선진화 정책 반대를 목적으로 하는 2009년 철도파업에 대한 2014년 대법원의 판결(대법원 2014.8.20. 선고 2011도468 판결, 이하 2014년 대법원판결)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2009년의 전면파업도 정원감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따라 철도공사 이사회가 5,000명이 넘는 인원을 정원감축하기로 하면서 이를 저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이와 같은 “부당한 목적을 위하여 순환파업 및 전면파업을 실제로 강행하리라고는 예측할 수 없었다고 평가함이 타당하고, 비록 그 일정이 예고되거나 알려지고 필수유지업무 근무 근로자가 참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보아 전격성을 인정하고 업무방해죄에 대해 유죄로 결정하였다. 2009년 철도파업도 파업의 절차나 시기에 있어서 2013년의 파업과 규범적인 측면에서 구별할 정도로 큰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고, 양 파업 모두 2006년 노동법 개정으로 필수유지업무제도가 도입된 이후에 이루어져 규범적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이 제고되었다. 유일하게 다른 것은 2009년 파업은 파업에 대한 업무방해죄 적용을 완화하도록 판례를 변경한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이었다는 점이다. 규범적인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에서 다소 부차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점을 제외하면, 다른 사정이 유사한데도 불구하고, 2009년 파업과 2013년 파업은 전격성의 인정과 관련하여 결론을 서로 달리하였다. 이렇게 보면 양 파업에 대한 전격성의 인정여부에 대한 판단의 차이는 공히 양자 모두 부당하다고 본 파업의 목적에 대한 2014년 대법원판결의 대법원과 이 사건 원심법원의 평가의 차이에 주로 근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파업목적과 관련하여 2013년 파업의 불법성의 정도가 규범적인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을 부정할 정도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 이유는 크게 보면 파업의 목적이 사용자가 처분가능한 사안이었다는 점과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이 근로조건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관련성 혹은 영향성이었다. 그런데 이 사건 원심에 따르면 동일하게 부당한 목적을 내세웠던 2009년 전면파업과 2013년 전면파업은 어떠한 점에서 불법성의 정도가 규범적인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에서 전격성 판단을 달리할 정도로 다른 것인가? 매우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이 사건 원심의 판결문에는 2014년 대법원판결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원심은 2009년 전면파업의 목적이 사용자인 철도공사가 처분가능하지 않은 정부정책인 데 반해, 2013년 파업의 목적은 이사회의 수서발 KTX 법인의 설립에 대한 출자 저지이어서 사용자가 처분가능하였다고 보아 2013년의 파업의 불법성의 정도가 더 낮다고 파악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즉 양자 모두 근로조건에의 영향이 매우 큰 경영사항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원심이 불법성의 정도의 차이에서 결정적으로 본 것은 전자가 정부정책 자체를 목적으로 하였지만 후자는 비록 정부의 철도산업정책을 바탕으로 한 것이긴 하나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를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2009년의 전면파업과 2013년 파업을 파업 목적에 대한 사용자의 처분가능성의 면에서 구별하는 것은 상당히 형식적인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러한 구별은 2009년과 2013년 모두 철도공사가 정부의 공기업정책을 그대로 이행하면서 발생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 근로조건 관련 철도공사의 정책변경을 유발한 정부정책을 대상으로 한다는 이유로 그 규범적인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이사회 결의 저지와 정부정책 반대는 2009년과 2013년 모두 혼재되어 있었다. 2009년의 파업도 당시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따라 한국철도공사 이사회가 2009.4.경 정원감축을 결의한 이후에 본격화되어 이루어졌고, 이사회에서의 결의 철회로 파업의 목적달성이 가능하였었다. 그리고 원심의 논리에 따르면 2009년의 파업에서도 철도노동조합이 파업전술을 변경하여 공기업선진화정책의 반대의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파업의 목표로 공기업 선진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정원감축에 대한 이사회 결의 저지를 일관되게 내세웠다면 전격성이 부정되어 업무방해죄가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는 사용자의 처분가능성을 제외하고 근로조건에의 영향성만으로 불법성의 정도를 판단하는 것이 원심의 논리에서는 더욱 타당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사용자의 처분가능성을 제외하고 근로조건에의 영향성만으로 규범적인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 판단을 위한 불법성의 정도를 보게 되면 2009년 전면파업과 2013년 파업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2009년 전면파업도 3,000명의 정원감축이 대량 정리해고 등 근로조건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고, 이것은 2013년 파업의 저지 목표이었던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출자로 발생할 수 있는 근로조건의 변화에 비해 그 영향이 더 적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았을 때는 2009년의 전면파업에 대한 2014년 대법원판결과 이 사건 원심판결은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원심의 논리를 요약하면 규범적인 측면에서의 예측가능성을 고려하되 이것은 부수적이기 때문에 목적 등과 관련하여 불법성이 크지 않은 경우 객관적인 예측가능성과 대비가능성이 있는 경우 전격성이 없고 따라서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을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원심의 판단의 전제가 되는 새로운 법리를 명시적으로 인정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이 대법원 판결과 관련된 여러 의문들(이 사건 원심이 사용한 구체법리가 향후에 유지가능한 것인가? 그리고 이 사건 원심과 2017년 대법원 판결이 2014년 대법원판결과 관련하여 어떻게 자리매김을 하여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판결문 어디에서도 그 답변을 찾기가 어렵다. 동일한 노동조합이 수행하였고, 외견상 부당한 목적의 파업인 점에서 상당히 유사한 파업에 대해 전격성을 인정하여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본 2014년 대법원판결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법원의 이러한 소극적인 태도는 상당히 아쉽다.

필자는 위에서 2014년 대법원판결과 이 사건 판결이 실질적으로 보면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양 판결 모두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의 법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동일한  법리에서 동일하게 근로조건과 관련이 되었지만 부당한 파업목적이라고 인정되는 사안에서 서로 배치되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필자는 그 이유는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가 상반된 결론이 가능할 만큼 불명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이미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5인의 재판관은 소수의견으로 전격성과 중대성에 관한 다수의견의 법리가 구체적인 판단에서 명백하지 않아 자의적인 법적용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반대이유 중의 하나로 지적하였다. 필자도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 자체가 명확하게 되지 않는 한,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향후에 유사한 사건에서 파업의 업무방해죄 적용에 있어 법원이 일관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회의적이다. 

 

심재진(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