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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의 성격과 기간제 근로계약의 제한

  1. 대법원 2017-02-0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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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요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정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건설현장에 대한 감리원의 감리용역과 같이 비록 형식적으로는 일정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대하여 필요한 기간이 정해져 있을지라도 감리용역회사의 감리업무는 상시적 업무이고, 다수의 감리용역을 수주받아 상시적으로 감리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감리회사의 입장에서는 특정 용역현장에서의 사업이 완료되더라도 감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을 계속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정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본 판결이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본문은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기간제 근로계약의 사용 사유나 목적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예외는 있다. 예를 들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에서는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근로자를 기간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로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기간제법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내용이기 때문에, 기간제법 제4조 규정에 대하여 보다 상세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위에서 예를 들고 있는 2년을 초과하여 근로자를 기간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로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가 어떤 경우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필요하다. 1회성 사업이나 업무로서 사업의 완료 또는 업무의 완성이 분명한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1)어떤 사업이나 업무의 내용은 그대로이면서도 명칭만 바뀌는 경우, 2)다회성 사업이나 업무의 경우, 3)하도급회사의 사업의 경우 도급계약에 따라 일정한 사업이나 업무의 완료나 완성은 이루어질 수 있지만 도급계약이 유지되는 한(동일한 도급회사와의 계약일 수도 있고, 상이한 도급회사들과의 계약일 수도 있다) 사업도 유지되는 경우 등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포함되는가 아닌가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문제들은 사건을 일으켜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기도 했다. 2011년의 대법원 2010나5334사건(2011.4.15. 선고 2010나5334 판결)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연단위로 실시하고 있는 특정 사업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고,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사업이 계속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해당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완료’되는 사업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대법원 2017.2.3. 선고 2016다255910 판결(이하, 검토대상판결)에서도 확인하고 있는 바와 같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란 “건설공사, 특정 프로그램 개발 또는 프로젝트 완수를 위한 사업 등과 같이 객관적으로 일정 기간 후 종료될 것이 명백한 사업 또는 특정한 업무에 관하여 그 사업 또는 업무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까지로 계약기간을 정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1년간을 계약기간으로 하고 용역수행실적평가 결과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장을 하면서도 총 3년을 기한으로 정한 용역계약(부산지노위 2013.3.7. 선고 2013부해41 판정), 특정 사업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와 위수탁협약을 맺었지만 해당 사업이 종료함에 따른 마지막 기간제 협약(중노위 2011.7.21. 선고 2011부해346 판정) 등이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기간제법 제4조의 입법 취지가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용자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반복갱신하여 체결하였으나 각 근로관계의 계속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검토대상판결).

그런데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라도 이 기간이 정해진 근로계약의 대상인 업무가 위수탁계약 등을 체결하는 회사에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무인지 여부는 거의 검토되지 않았다. 다만 수년 전 대법원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6호의 예외 사유(‘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를 판단하면서 기간제 근로계약의 실질성 판단을 위해 업무의 성격을 고려한 바 있다. 이 사건은 직장예비군지휘관의 근로계약이 기간제 근로계약인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대법원은 “예비군지휘관으로서의 업무는 그 성격이 한시적이지 않고 법령에 의하여 반드시 있어야 하는 상시적, 지속적 업무”임을 판단의 요소로 삼았다(대법원 2013.2.14. 선고 2011두24361 판결, 이하 예비군지휘관사건). 그러나 이 사건 전에 대법원은 “(근로자가) 수행한 업무의 성격이 한시적인 업무가 아니고 상시적, 지속적으로 필요한 업무라고 하더라도 사업장의 인력수급사정상 근로계약에 있어 계약기간을 정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2007.10.11. 선고 2007두11566 판결). 예비군지휘관사건에서도 업무의 성격에 기초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 아니라 기존의 갱신기대권 법리에 기초하여 최종적인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예비군지휘관 사건에서 법원이 고려한 업무의 상시성․지속성이 향후 기간제 근로계약 사건 판결에서도 고려요소가 될 것인지는 다소 불분명했고,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6호가 아닌 다른 경우에도 인용될 수 있을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검토대상판결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의미는 위의 의문들에 대하여 약간의 답을 준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요지에서 밝힌 바와 같이 검토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은 건설현장에 대한 감리원의 감리용역과 같이 비록 형식적으로는 일정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대하여 필요한 기간이 정해져 있을지라도 감리용역회사의 감리업무는 상시적 업무이고, 다수의 감리용역을 수주받아 상시적으로 감리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감리회사의 입장에서는 특정 용역현장에서의 사업이 완료되더라도 감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을 계속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정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이 결론이 위에서 잠시 언급한 대법원 2007.10.11. 선고 2007두11566 판결(이하, 비교판결)과 명백히 다른 것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망설여진다. 비교판결사건은 ‘사업장의 인력수급사정’이라는 것을 기간제 근로계약이 필요한 근거로 삼았다. 반면 검토대상판결은 이 점을 고려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또한 비교판결사건에서는 계약기간의 갱신에 대한 조건을 설정하여 두면서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자동적으로 계약이 종료됨을 명시했다. 그러나 검토대상판결에서는 계약갱신조건 없이 장기간에 걸쳐 계약이 갱신되었고, 계약이 없는 기간 중에도 근로계약이 종료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사실관계의 차이가 다른 결론을 이끌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교판결사건과 같은 조건에서도 검토대상판결과 같은 결론이 도출될 것인지를 분명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예비군지휘관사건 이후 검토대상판결에서도 업무의 상시성과 지속성을 기간제 근로계약 설정의 합리성 판단요소로 삼고 있다는 점은 곧 업무의 성격이 기간제 근로계약의 한계를 규정하는 근거로서 적극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박은정(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